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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수목

배롱나무 개화시기와 꽃말,전설총정리

by 나무러버 2026. 7. 22.

7월중순을 넘어서면서 현장 여기저기 배롱나무 꽃이 한창이다. 진분홍,자주, 흰색까지 색색이 피어난 배롱나무 꽃을보면 여름이 제대로 왔다는게 실감난다.
지붕개선 공사를 하는 지인 한분은 이맘때면 배롱나무꽃은 보기도 싫다며 손사래를 친다.
배롱나무 꽃이 피는 기간이 폭염기와 겹치다 보니 공사를 하는 입장에서는 아무리 화려한 꽃이라도 반가울리 만무하다.
같은 꽃을 보고도 누군가는 여름의 낭만을 느끼기도 하고, 다른 누군가는 노동의 고됨을 떠올리기도 한다.
그만큼 배롱나무의 화려한꽃은 한여름을 상징한다.
오늘은 그 배롱나무에 대해 제대로 정리해 보려고 한다.

 

배롱나무란 어떤 나무인가

배롱나무(학명 Lagerstroemia indica)는 부처꽃과에 속하는 낙엽활엽소교목이다.

수피가 매끈하고 얇게 벗겨지는 것이 특징인데, 손으로 만지면 나무가 간지럼을 탄다고 해서 '간지럼나무'라는 별명도 있다. 실제로 줄기를 살살 긁으면 잎이 흔들린다고들 하는데, 이건 민간에 전해지는 이야기이고 생리적으로 검증된 사실은 아니다.

배롱나무, 목백일홍, 백일홍꽃 — 헷갈리는 이름 정리

블로그 댓글이나 현장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이 이름 문제다. 정리하면 이렇다.

  • 배롱나무 = 목백일홍: 둘은 같은 나무를 가리키는 이름이다. '목백일홍(木百日紅)'은 말 그대로 '나무(木)로 된 백일홍'이라는 뜻으로, 아래에서 설명할 초화류 백일홍과 구분하기 위해 앞에 '목(木)'을 붙인 것뿐이다. 즉 배롱나무라고 부르든 목백일홍이라고 부르든 같은 나무를 말하는 것이다.
  • 백일홍(꽃)은 전혀 다른 식물이다: 흔히 화단에 심는 백일홍(지니아, 학명 Zinnia elegans)은 국화과에 속하는 한해살이 초화류다. 여름부터 가을까지 오랫동안 꽃을 피운다는 공통점 때문에 이름에 '백일홍'이 함께 들어가지만, 나무가 아니라 매년 씨앗을 뿌려 키우는 풀꽃이라는 점에서 배롱나무와는 완전히 다른 식물이다.

정리하면 '배롱나무 = 목백일홍(나무)'이고, '백일홍꽃(지니아)'은 이름만 비슷할 뿐 계통도 형태도 다른 식물이라고 기억하면 헷갈리지 않는다. 두 식물 모두 오래 피는 꽃이라는 공통점 때문에 이름이 섞여 쓰이는 경우가 많으니, 조경 도면이나 자재 발주서를 쓸 때는 특히 정확히 구분해서 표기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배롱나무 꽃말

배롱나무의 꽃말로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부귀'와 '떠나간 벗을 그리워함'이다. 백일 가까이 꽃을 피워내는 특성 때문인지 '변치 않는 마음'이나 '우정'으로 풀이하는 경우도 있고, 화려한 색감에 빗대어 '기쁨과 희망'을 이야기하는 자료도 있다. 정확히 하나로 정리된 꽃말이라기보다는, 오래도록 한결같이 피는 모습에서 사람들이 저마다의 의미를 붙여온 것이라 이해하면 될 듯하다.

조경수로 사랑받는 이유

현장에서 배롱나무를 자주 식재 도면에 올리는 이유는 명확하다.

첫째, 개화 기간이 길다. 여름 조경수 중에 이만큼 오래, 화려하게 피는 수종이 많지 않다. 다른 꽃나무들이 봄에 반짝 피고 지는 것과 달리 배롱나무는 한여름 정원의 빈자리를 채워준다.

둘째, 수형이 아름답다. 자연스럽게 구불구불 자라는 줄기와 매끈한 수피 덕분에 겨울에 잎이 지고 나서도 관상 가치가 있다. 그래서 정자나 연못 주변, 전통 정원에서 단독 식재로 많이 쓰인다.

셋째, 병충해에 비교적 강하고 관리가 수월하다. 도심 가로수나 공원 식재에도 부담 없이 넣을 수 있는 수종이다.

배롱나무 개화시기와 심는 시기, 관리 방법

  • 개화시기: 7월부터 9월까지, 여름 내내 새 꽃송이가 이어서 피며 오랫동안 화려함을 유지한다.
  • 식재 시기: 낙엽기인 11월~3월이 이식 적기다. 뿌리 활착이 중요한 수종이라 한겨울 혹한기는 피하는 것이 좋다.
  • 토양과 광선: 배수가 잘 되는 양지바른 곳을 선호한다. 음지에서는 개화가 부실해진다.
  • 전정: 꽃은 그해 새로 자란 가지 끝에서 피기 때문에, 이른 봄 새순이 나오기 전에 전정을 해줘야 여름에 꽃을 많이 볼 수 있다. 가지치기를 과하게 짧게 하면 오히려 도장지만 무성해지고 개화량이 줄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 병충해: 흰가루병과 진딧물이 대표적인 문제다. 통풍이 잘 안 되는 곳에 밀식하면 흰가루병이 쉽게 온다. 식재 간격을 여유 있게 잡는 것이 예방의 시작이다.

의외로 비싼 설계단가, 그 이면의 이야기

배롱나무를 다루면서 빼놓을 수 없는 특징이 하나 더 있다. 조경 설계 도면에 배롱나무를 올릴 때마다 발주처나 감리 쪽에서 꼭 한 번씩 묻는 말이 있다. "이 나무가 왜 이렇게 비싸요?" 다른 나무들과 비교했을 때 규격 대비 단가가 눈에 띄게 높기 때문이다.

이유는 여러 가지가 겹쳐 있다. 성장 속도가 더딘 편이라 원하는 규격까지 키우는 데 시간이 걸리고, 배롱나무 특유의 구불구불한 줄기와 다간형 수형은 묘목 단계부터 몇 년에 걸친 전정과 유인 작업으로 만들어지다 보니 인건비가 많이 들어간다. 게다가 노거수급으로 갈수록 이식 시 뿌리 손상 위험이 크고 활착률도 낮아 고사율을 감안한 여유분과 사후관리 비용까지 더해진다. 여기에 규격이 한 단계씩 커질 때마다 단가가 완만하지 않고 꺾여 올라가는 표준품셈 구조까지 겹치면서, 배롱나무는 설계 단가만 놓고 보면 유독 비싼 나무처럼 보인다.

그런데 여기서 현장 이야기를 하나 더 하자면, 최근 몇 년 사이 배롱나무를 키우는 재배 농가가 눈에 띄게 늘었다. 설계 단가는 여전히 예전 기준과 대형목·희소목 기준이 많이 반영되어 높게 책정되어 있는데, 실제 시장에서 나무를 구입하는 단가는 그보다 훨씬 저렴해진 게 현실이다. 그래서 시공하는 입장에서 보면 설계 금액과 실 구입 금액 사이의 차이, 즉 마진이 꽤 나오는 수목 중 하나로 배롱나무를 꼽는 경우가 많다.

물론 이건 지역이나 규격, 수형에 따라 편차가 크다. 원하는 수형이 딱 잡힌 대형 노거수는 여전히 귀하고 비싸지만,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중소 규격대는 재배 농가가 늘면서 확실히 접근성이 좋아졌다. 조경 공사 견적을 볼 때 이런 배경을 알고 보면 숫자가 조금 다르게 읽힐 것이다.

배롱나무에 얽힌 전설과 민속 이야기

배롱나무는 오래 심어온 나무인 만큼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도 여럿이다.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바닷가 마을의 전설이다. 옛날 한 어촌에 머리가 셋 달린 이무기가 살면서 해마다 처녀를 제물로 바치게 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어느 해, 한 장사가 자신이 대신 이무기를 없애겠다며 나서면서 처녀에게 "내가 성공하면 흰 깃발을, 실패하면 붉은 깃발을 달고 돌아오겠다"고 약속한다. 처녀는 백일 동안 정성껏 기도를 드리며 그를 기다렸는데, 마침내 돌아온 배에는 붉은 깃발이 걸려 있었다. 사실은 장사가 이무기를 무찌르고 흰 깃발을 달았지만, 그 과정에서 이무기의 피가 깃발에 튀어 붉게 물든 것이었다. 이를 모른 채 장사가 죽은 줄로만 안 처녀는 슬픔을 이기지 못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뒤늦게 돌아온 장사는 처녀를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었다고 한다. 그 무덤가에서 자라난 나무가 붉은 꽃을 피웠는데, 백일 동안 한결같이 기도한 처녀의 정성이 꽃으로 피어난 것이라 하여 그 나무를 배롱나무(목백일홍)라 불렀다는 이야기다.

 

민속에서는 지역에 따라 배롱나무를 대하는 태도가 정반대로 갈린다는 점도 흥미롭다.

제주도에서는 배롱나무를 무덤에 심는 나무로 여겨 집안에는 절대 심지 않는 풍속이 있었다. 매끈한 회색 수피가 살이 없는 뼈를 연상시키고, 붉은 꽃이 핏빛을 떠올리게 한다는 이유에서다.

반대로 남부 지역 일부에서는 귀신을 쫓는 나무라 하여 무덤가에 일부러 심는 풍속도 함께 전해진다.

절이나 서원, 선비의 거처 앞에 배롱나무를 즐겨 심었던 이유도 상징적이다. 나무껍질이 매끈하게 벗겨지는 모습이 세속을 벗어나려는 스님의 수행이나 선비의 청렴함을 닮았다고 여겼기 때문이라고 한다. 재미있게도 같은 이유로 안채나 여염집 같은 공간에는 잘 심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함께 전해진다.

기록으로 보면 배롱나무는 중국이 원산지이며, 우리나라에서는 고려시대 문헌인 『보한집』(1254년)에 자미화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 것으로 미루어 그 이전부터 심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오랜 세월 동안 정원과 사찰, 서원 곳곳에서 여름을 밝혀온 나무인 셈이다.

우리나라 배롱나무 명소

배롱나무 하면 떠오르는 곳들이 있다. 담양의 명옥헌원림은 연못을 둘러싼 배롱나무 군락으로 여름철 사진 명소로 손꼽히고, 전남 지역 곳곳의 전통 원림과 사찰, 서원 주변에서도 오래된 배롱나무 노거수를 심심찮게 만날 수 있다. 구례 인근에서도 마을 정자나 재실 주변에서 수령이 꽤 된 배롱나무를 볼 수 있는데, 이런 나무들을 볼 때마다 조경수로서 배롱나무가 얼마나 오랜 시간 우리 정원 문화와 함께해왔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

마무리

배롱나무는 화려한 꽃, 개성 있는 수형, 그리고 설계 단가에 얽힌 뒷이야기까지, 알고 보면 여러 겹의 매력이 있는 나무다. 지금 한창 피어있는 시기이니, 근처 공원이나 사찰, 정자 주변을 지나갈 일이 있다면 한 번쯤 눈여겨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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