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 데크나 목재 울타리를 처음 시공하고 나서 "어떤 페인트를 발라야 하지?" 하는 순간이 옵니다. 저도 처음엔 그냥 집에 남은 에나멜 페인트를 발라도 되겠지 싶었습니다. 그런데 목재에 잘못된 도료를 쓰면 오히려 더 빨리 썩는다는 걸 뒤늦게 알았고, 그 후로 오일스테인을 꼼꼼히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오일스테인 4가지 장점, 생각보다 깊습니다
오일스테인의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목재 결이 그대로 살아난다는 점입니다. 일반 에나멜 페인트처럼 표면을 덮어버리는 방식이 아니라 침투(浸透) 방식으로 나무 속으로 스며들기 때문에, 도색 후에도 나뭇결 무늬가 선명하게 유지됩니다. 제가 직접 같은 목재에 에나멜과 오일스테인을 각각 발라 비교해봤는데, 에나멜 쪽은 결이 완전히 덮여버려 그냥 색칠된 나무처럼 보였습니다.
여기서 침투 방식이란 도료가 목재 표면에 막을 형성하지 않고 섬유 조직 안으로 파고들어 보호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이 방식 덕분에 목재가 여전히 수분을 흡수하고 내뱉을 수 있어 숨을 쉬는 구조가 유지됩니다.
오일스테인의 장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목재 결 무늬 보존 (침투 방식으로 표면을 덮지 않음)
- 발수(撥水) 효과로 습기로부터 목재 보호
- 방부 보조 효과로 벌레 및 곰팡이 억제
- 오염물질 부착 방지로 유지 관리 용이
한 가지 짚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오일스테인의 장점으로 방부 효과가 자주 언급되는데, 저는 이 표현이 약간 과장될 수 있다고 봅니다. 제 경험상 방부 효과는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역할에 가깝고, 오일스테인의 진짜 핵심은 발수 효과입니다. 발수란 수분이 목재 표면에서 튕겨나가도록 하는 성질을 말하는데, 목재가 물을 머금지 않아야 부패 속도를 늦출 수 있기 때문입니다.
목재도 숨을 쉽니다, 유성과 수성 스테인의 차이
오일스테인이 아닌 에나멜처럼 표면에 막을 형성하는 도료를 목재에 바르면 어떻게 될까요. 색은 원하는 대로 입힐 수 있지만 목재가 숨을 쉬지 못하게 됩니다. 죽은 나무처럼 보이지만 실제 목재는 환경에 따라 수분을 흡수하고 방출하는 살아있는 소재에 가깝습니다. 그 호흡을 막으면 오히려 내부에서 부패가 더 빠르게 진행됩니다. 솔직히 이건 처음엔 아이러니하게 느껴졌습니다. 보호하려고 바른 페인트가 오히려 망치는 셈이니까요.
이러한 이유로 목재 전용 도료라 불리는 오일스테인이 구분되어 사용됩니다. 그리고 이 오일스테인은 크게 유성(油性)과 수성(水性) 두 가지로 나뉩니다.
유성 스테인은 희석제로 신나(Thinner)를 사용합니다. 신나란 유성 도료를 묽게 희석하거나 도구를 세척할 때 쓰는 유기 용제입니다. 작업성이 편하고 건조 속도가 빠른 편이라 시공 현장에서 많이 쓰입니다. 가격도 수성에 비해 저렴한 편이고요. 다만 초기에 용제 냄새가 강하게 나고, 그 냄새가 완전히 날아가기까지 며칠이 걸립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작업 다음 날 정원에 나가면 여전히 코를 자극하는 냄새가 남아 있었습니다.
수성 스테인은 물을 희석제로 사용합니다. 친환경 도료로 분류되며 냄새가 거의 없고 인체에 미치는 영향도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다만 작업성이 유성보다 까다롭고, 건조 시간이 길어 시공 일정을 여유 있게 잡아야 합니다. 가격도 유성보다 높습니다. 그러나 환경과 건강을 생각한다면 수성 스테인을 권장하고 싶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국립환경과학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유기 용제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호흡기 및 신경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출처: 국립환경과학원).

목재 수종과 도색 횟수, 이 두 가지를 꼭 확인하세요
오일스테인을 고를 때 많은 분들이 샘플 색상만 보고 결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같은 색상의 오일스테인을 발라도 목재의 수종(樹種)이 다르면 결과물이 크게 달라집니다. 수종이란 나무의 종류를 의미하는데, 예를 들어 적산목과 하드우드 계열인 반킬라이(Bangkirai)는 재질과 밀도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같은 도료를 써도 흡수율이 다르고 색 발현도 차이가 납니다.
여기서 반킬라이란 동남아시아산 하드우드 수종 중 하나로, 밀도가 높고 내구성이 뛰어나 야외 데크재로 많이 쓰이는 목재입니다. 이런 단단한 수종은 도료 흡수율이 낮아서 오히려 색이 덜 진하게 나오기도 합니다.
또 도색 횟수도 생각보다 결과물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1회 도색과 2회 도색은 색깔이 눈에 띄게 달라집니다. 투명 오일스테인도 마찬가지인데, 투명 스테인이란 색소 없이 발수와 보호 기능만 담은 도료로, 목재가 물을 머금은 상태와 유사한 색감을 오래 유지시켜 줍니다. 물은 마르면 원래 색으로 돌아오지만 기름은 그 상태를 오래 유지한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습니다. 원하는 색보다 진해질 것이 우려된다면, 투명 스테인에 컬러를 소량 조색(調色)해서 옅게 쓰는 방법도 현장에서 활용되는 방식입니다. 조색이란 기본 도료에 색을 섞어 원하는 색조를 만들어내는 작업을 말합니다.
국가건설기준센터의 목재 시설물 유지관리 기준에서도 목재 종류와 환경 조건에 따라 도료 선택 및 도포 횟수를 달리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출처: 국가건설기준센터).
천연 소재를 다루는 일이 쉽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목재는 같은 제품이어도 수종, 도색 횟수, 시공 환경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에 사전에 샘플 도색을 꼭 해보는 것을 권합니다. 오일스테인 선택에서 유성이냐 수성이냐를 먼저 정하고, 목재 수종에 맞는 색상을 확인한 뒤 도색 횟수를 결정하는 순서로 접근하면 실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저는 비용과 편의성만 보면 유성이 낫지만, 조금 더 번거롭더라도 수성으로 작업하는 쪽이 오래 두고 봤을 때 후회가 적다고 생각합니다.